조현병의 3가지 증상과 정신과 진단에 대한 사실 그리고 조현병의 유전적인 요인과 발생확률, 조현병 및 주요정동장애의 완치 가능 여부에 대해 제 상담 경험과 함께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글은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_리베카 울리스> 1장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였고 환자의 가족분들이 읽어보면 환자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행동 때문에 공포를 느끼는 것만큼 스스로의 행동을 두려워한다."
- 많은 분들이 조현병을 앓는 분들은 스스로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옆에서 지켜보았을때 느껴지는 공포만큼 질병을 앓고 있는 본인 스스로도 굉장한 불안과 공포를 느낍니다.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증상으로 인해 잠을 자지도 못하고 몸이 경직될정도로 불안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려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불안하고 무서운 생각에 사로잡혀 잠을 설칠지도 모릅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분들은 이러한 공포속에 노출되어있는 것 입니다.
"조현병은 공포나 기피의 대상, 조롱거리가 된다. 소외, 고립, 우울을 느끼게 되고 이는 2차 증상이 되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사회적인 활동을 꺼리게 되고 세상에 흥미를 잃으며 무엇이든 의심하는 성격이 되기 쉽다. 분노와 비참한 느낌은 점점 커진다."
- 환자 뿐 아니라 가족 또한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경험을 합니다. 때로는 이웃에게 박해받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를 가버리기도 합니다. 직장 동료들, 항상 방문하는 마트,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처럼 일상생활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사회적 장벽이 되어 더더욱 환자들은 집에서만 생활하게 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딛고 일어서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도움과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조현병의 3가지 대표 증상
정신병적 증상에는 환각(hallucination), 망상(delusion) 및 와해된 언어(dissociated speech)라는 세 가지 기본 증상이 있습니다.
환각
-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은 환각을 생생한 현실로 느낀다고 합니다.
- 환각은 타인의 공감을 받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소외감과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혹은 법정문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 당사자들은 목소리(환청)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상반되는 현실을 조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망상
- 망상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망상이라는 점을 아무리 설명하고 입증해도 절대 믿음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망상에 대하여 아무리 현실적인 이유와 증거들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 망상은 증상이 완화되기까지는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 입니다. 마치 누군가 다가와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고 전혀 다른 누군가라고 얘기하면서 이를 받아들이기 바라는 상황과 비슷한 것입니다.
와해된 언어
- 모호하게 연관되거나 연관이 없거나 거의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극심한 사고의 장애를 반영한 것입니다.
-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모호하게 연관되거나, 아예 연관이 없거나 거의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적합 정동 (inappropriate affect)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부적합 정동이 있습니다. 부적합 정동은 감정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말하면서 웃음을 떠뜨리는 것 또한 부적합 정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신과 진단에 대한 사실
진단이 어떻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치료나 약물을 먼저 써볼 것인가 하는 점 입니다. 서로 다른 의사로부터 몇 가지 다른 진단을 받는다 해도 너무 놀라거나 걱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음은 정신과 진단에 대한 사실 4가지 입니다.
"사람들이 나타내거나 겪는 증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재발하며 안좋아지기도 합니다. 정신과적 질병은 치료와 재발의 연속이며 그 과정에서 환자가 어떻게 질병에 적응하고 사회와 타협하며 지내는가가 중요합니다.
"환자를 오래 관찰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사는 자신이 본 것과 들은 병력을 근거로 진단할 수밖에 없다."
정신과적 질병은 MRI, CT 등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한 번의 진료를 통해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까지는 보통 3개월정도 소요됩니다.
"의사라고 해서 완벽하게 일관성 있는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심한 우울감으로 인해 정신병 수준의 망상적 사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가 자신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하여 죽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조증이 심할 경우 조현병만큼이나 사고의 장애를 겪기도 합니다. 기분이 매우 들떠 생각이 멈추지 않는 상태에서 하는 말들은 매우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별히 어떤 진단을 선호하는 의사도 있다. 나라에 따라 어떤 진단명이 특별히 선호되기도 한다."
조현병 진단 또는 조울증 진단 등 나라와 그 나라의 문화에 따라서 특정한 진단명이 선호되기도 합니다. 조현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우울증'으로 설명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조현병,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 소통의 어려움.
조현병을 앓고 계신 당사자 중에서 상담을 해보면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들을 많이 경험합니다. 조현병 당사자는 내적 혼란(자아감각의 혼란) 때문에 주위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합니다. "요즘 잘 지내?"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자아감각의 혼란: 자신이 어디까지이고, 어디부터 타인인지를 모르는 증상.
조현병 당사자들은 보통 사람과 사뭇 다른 삶을 체험합니다. 공포와 무질서로 인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집중하고,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을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에 사로잡히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을 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조현병의 유전적 요인, 발병 가능성
조현병의 유전적 요인과 발병 가능성(발병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조현병에서 살아남기_풀러 토리)
- 가족 중 조현병을 앓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경우, 발병 가능성 1%.
- 2차 친족(사촌, 조부모 등) 가운에 한 명이 발병한 경우, 발병 가능성 2%
- 1차 친족(부모, 형제, 자매) 가운데 한 명이 발병한 경우, 발병 가능성 10%
- 양친이 모두 발병한 경우, 발병 가능성 40%
조현병 및 주요정동장애의 원인은 대부분 생물학적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가족들은 가족들의 잘못으로 병이 생긴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고 자책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으로 질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조현병, 완치가 가능할까?
정신질환은 완치하기 보다는, 증상의 중증도를 감소시키면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약을 먹는것 또안 병을 완치한다는 개념이기보다는,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줘야 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조현병 및 주요정동장애의 경우,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해야 증상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약만 먹는다고 해서 완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당뇨 환자가 식습관이나 일상생활습관을 개선하듯이, 정신과적 질병 또한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노력이 동반되어야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정신과적 질병은 장기전입니다. 좋아지다가도 아무런 예고없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재발은 치료 과정 중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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