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친구/가족이 자살하겠다고 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상담의 비전문가를 위한 '심리적 개입 실행 매뉴얼'을 제작하여 올해 전 세계에 공개하였습니다. 이번 글은 그 중에서도 주변 사람이 자살하겠다고 할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지 WHO에서 제작한 비전문가를 위한 자살위험성 평가 매뉴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글은 <Psychological interventions implementation manual_WHO (2024)>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목차
- 자살위험성 평가를 위한 프로토콜
- 자살 또는 자해 관련 질문에 대한 가이드
- 자살위험성 평가 전 안내사항
- 자살문제에 대한 대처 매뉴얼
- 질문 1 / 질문 2 / 결과 조치 - 우리나라에서의 적용
자살위험성 평가를 위한 프로토콜
자살위험성 평가를 위한 프로토콜입니다.
- 상대방과 함께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래의 양식에 답변을 기록해봅니다.
- 만약 상대방이 이미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변 및 정보를 제공했다면, 다시 질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살의 징후를 보이는 지인이 있을경우 자살위험성 평가를 진행하여 적절한 기관에 연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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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또는 자해 관련 질문에 대한 가이드
많은 분들이 자살 또는 자해에 관해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아무래도 자살이라는 단어를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도 있고 직접 언급했다가 오히려 내담자가 자극받거나 자살시도를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WHO에서는 자살 또는 자해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질문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살 또는 자해 관련한 질문에 대한 가이드
-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 돌려서 이야기하거나 직접적인 단어를 쓰지 않을 경우,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 직접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내담자가 자살에 대한 생각, 계획,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해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평가받고 있지 않다고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 몇몇 사람들은 자살에 대한 직접적인 용어가 불편하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질문은 그들의 안전 상태를 명확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함임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자살에 대해서 질문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 괴로움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살위험성 평가 전 안내사항
자살위험성을 본격적으로 평가하기 전에 내담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드는것에 대해 나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음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내담자로하여금 비판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마음을 열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위험성 평가를 하기 전 다음과 같이 안내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매우 화가 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 죽음 혹은 삶을 끝내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나쁘거나 드문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선생님의 상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계속해도 될까요?
자살문제에 대한 대처 매뉴얼
자살위험성을 평가하고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 아래의 매뉴얼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총 세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 지난 1달동안의 자살사고/ 자살계획 / 지난 1년 동안의 자살시도력
- 최근 자살계획 / 자살시도 여부
- 적절한 기관/사람 연계, 편안하고 지지적인 분위기 제공, 보호요인 확보
질문 1
지난 1달 동안, 진지하게 삶을 끝내는 것에대해 생각해보거나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나요? 또는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긴 적이 있었나요? |
|
□ 예 | □ 아니오 |
만약 있었다고 한다면, 내담자가 그 자살 생각, 계획 또는 자살시도한 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아래에 자세한 내용을 적습니다. |
만약 질문 1에서 '아니오'로 대답했다면 질문에 답해주셔서 감사함을 전하고 평가를 종료해도 됩니다.
만약 질문 1에서 '예'로 대답했다면 질문 2를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질문 2
최근에 삶을 끝내기 위해 계획을 세우거나 행동으로 옮긴 적이 있나요? | ||
□ 예 | □ 아니오 | □ 모르겠음 |
만약 "예" 혹은 "모르겠음"에 답했다면, 내담자가 자살에 대한 생각, 계획, 행동을 취한 것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아래에 자세한 내용을 적습니다. |
만약 질문 2에서 "예" 혹은 "모르겠음"에 답했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래의 단계를 따라야 합니다.
- 만약 질문 2에서 "아니오"라고 답했으나 극도의 흥분상태이고 폭력적이거나 고통스러워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래의 단계를 따라야 합니다.
- 만약 질문 2에서 "아니로"라고 답했으며 극도의 흥분상태, 폭력적, 고통스러워하거나 이야기하려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즉각적인 대처와 아래의 단계를 따를 필요는 없지만, 상사 혹은 슈퍼바이저와 논의하여 내담자에게 추가적으로 제공하거나 도움이 될 자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내담자의 안전에 대해 확신할 수 없을 때 상사 혹은 슈퍼바이저와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 조치
가까운 시일 내에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즉시 취해야 할 조치입니다.
- 즉시 슈퍼바이저나 상사에게 연락해야하고 내담자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저에게 이야기해주신 내용을 토대로 보았을 때 저는 선생님의 안전이 걱정이 됩니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자살위험성이 높다고 생각될 때 저는 상사에게 연락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야지만 저희가 선생님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최선의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하려고 하는데 괜찮으시지요? - 내담자를 혼자 두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항상 누군가와 같이 있도록 합니다.
- 내담자와 가까운 사람에게 연락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선생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선생님과 가까운 분께 연락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분에게 연락하면 좋을까요?" - 안전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가능하다면 슈퍼바이저나 가까운 지인이 올 때까지 조용한 환경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합니다.
- 내담자에게 자해 혹은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가지고 있다면 그 물건을 내담자의 환경으로부터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내담자의 정신건강 상태와 감정적인 고통에 대해 주의를 기울입니다.
- 삶을 이어가기 위한 이유들과 방법들에 대해 탐색합니다.
- 과거의 문제를 극복, 해결해 본 경험에 대해 탐색하고 내담자가 가진 힘/강점을 파악하는 데 집중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적용
위의 매뉴얼은 WHO에서 제작된 기본적인 가이던스이므로 반드시 위와 똑같이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WHO에서도 각국의 분위기와 절차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해당 매뉴얼로부터 대략적인 자살 평가 프로토콜에 대해 인지하고 상담을 제공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상사나 슈퍼바이저가 없다면, 관련 자원을 연결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겠습니다.
- 학생이라면, 교내 wee클래스, 학교상담센터, 담임선생님 등에게 연계할 수 있습니다.
- 가족 혹은 친구라면, 지역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 병원,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09로 연계할 수 있습니다.
- 위급할 경우 경찰에 신고하여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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