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이 있는 사람은 알코올의존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초기 상담 시, 꼭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술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한국 사회에 관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음주 문화이기에 술을 마시는 것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술은 정신건강에 아주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중 하나입니다. 정신건강 영역에서는 담배보다도 술을 더 위험하게 여기는데요, 오늘은 술과 우울증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울증과 술
외로움, 슬픔, 고독, 우울감, 소외감 등은 우리가 술을 찾게 만드는 주요 감정들입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술을 마시면 기분이 더 악화되는 것을 경험해본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자살사고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고 주취 상태에서 홧김에 시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 술을 마시는 행위는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혹시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하겠다면 꼭 누군가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차라리 낫겠습니다. 혼술은 절대 금지!
술을 마시면 오히려 행복을 담당하는 도파민이 감소합니다. 술은 마셨을때 일시적으로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술을 통해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경우, 우리의 뇌는 술을 통해 도파민이 증가한 상태를 정상적인 상태라고 인지하여 평소의 도파민의 양을 확 줄여버립니다. 도파민이 감소하게 되면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기분이 안좋아지게 되고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술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음주는 세로토닌 분비 체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우울감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생기는 병입니다. 따라서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직접적으로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천성수 교수(대한보건협회 이사)는 우울증의 경우, 알코올 의존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무려 40~60%나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불면증과 술
불면증때문에 잠을 자기 위해서 술을 찾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술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일시적으로 나른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술은 우리의 깊은 잠을 방해합니다. 술은 깊은 잠의 단계인 렘수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또한 대사를 증진시키고 체온을 높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깨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술을 마시면 빠른 시간안에 잠에 들수는 있어도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로도는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면증이 있다면 정신과에서 처방을 받아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불안증, 공황장애와 술
수많은 불안증, 그리고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는 공황장애는 술과 관련이 높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세로토닌, 엔돌핀, 도파민이 활성화되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화학적 반응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 몸은 이 상황을 이상반응으로 감지하고 평소의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안, 긴장도를 높이게 됩니다.
따라서 술이 깨면 깰수록 이완과 불안을 담당하는 신경수용체가 오히려 과활성화되어 불안감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불안감이 악화되면 안정감을 되찾기 위해 다시 술을 찾게되는 악순환이 생겨 의존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술과 자살문제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의 자살률의 30배나 높다고 하며,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3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통계도 있을만큼 술과 자살이슈는 연관이 높습니다.
더욱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감정을 악화시키고 판단력, 자기조절능력을 저해하여 평소의 막연했던 자살생각을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 환자 중 52.6%가 음주상태라고 합니다. 술은 충동성을 높여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물질입니다. 때문에 자신이 우울증 환자이거나 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다면 술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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