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료대란이 계속되면서 기존부터도 입원 가능한 병상을 찾기 힘든 정신과 응급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근에 급격히 늘어난 마약류 환자들은 전문 병원 및 재활시설이 극히 적어 마땅히 치료받을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중독자를 재활치료할 수 있는 기관은 경기도에 7개소, 전국에 30개소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에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마약 전담 병동인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역시 경기도는 정신건강문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것이 몇 병상이 있고 어떻게 입원치료가 진행되며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의 입원 가능병상과 인력, 입원 치료 과정과 프로그램,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특징과 아직 저에게 생소한 개념인 오픈-다이얼로그(Open-Dialogue)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 입원 가능병상과 인력
-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 입원치료과정, 재활 프로그램
-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특징
1. 24시간 응급입원 가능한 공공의료기관
2. 절차보조, 동료지원서비스
3. 비강압치료 - 오픈 다이얼로그(Open-Dialogue)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 입원 가능병상과 인력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올해(2024년) 7월경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알고있었던 마약류 치료 전문병원은 매체에 자주 나와서 유명한 인천참사랑병원 정도밖에 없었는데요. 만약 내담자 중 마약류 중독으로 치료가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이제는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로 연계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조직도에서 알 수 있듯이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는 경기도립정신병원(경기도의료원)의 부설 센터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하에 중독재활팀이 구성되어있으며 중독 간호, 중독 사회복지,중독행정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의 입원 가능병상은 총 10병상, 안정실은 3병상이 있습니다. 얼핏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현병이나 우울증 문제가 아닌 마약문제 전문병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적당한 수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추후에 마약환자가 더 늘어나게 되면 그때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요.
현재 남성 병상만 운영하고 있으나 곧 여성 병동도 운영 계획중에 있다고 합니다.
- 입원 대상 : 마약 중독으로 금단과 갈망 치료를 원하는 '남성 환자' (권역, 거주지와 상관없음)
- 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부대로 940 경기도립정신병원 부설 경기도 마약중독 치료센터
- 입원형태 : 응급입원, 행정입원, 보호입원, 동의입원, 자의입원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는 입원치료, 외래치료 모두 가능하며 권역과 상관없이 마약류 중독치료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위한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인력으로는 정신건강의학전문의 1명과 정신건강전문요원 등 총 17명이 업무를 수행중이라고 합니다.
입원병상 문의 연락처
- 경기도립정신병원 대표번호 031-300-6200
- 마약중독치료센터 병동: 031-300-6295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 입원 치료 과정, 재활 프로그램
경기도립정신병원 부설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 안내 페이지를 보면 진단, 검사, 치료, 재활까지 약물중독환자에 특화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약류를 투여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3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급성중독증상, 신경인지기능의 장애, 신체질환의 발병입니다.
빈맥, 두근거림, 불안, 고열, 인지장애는 알고 있었지만 신체질환의 발병 특징에 대해서는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마약류 환각으로 인해 피부질환이 일어날 수 있고 특히 치아우식, 치아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의 마약류 치료과정은 위와 같습니다. 우선 상담과 검사를 실시하여 마약류 중독여부를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합니다. 정신응급환자의 경우 중독판별검사를 실시하고 해독치료를 실시합니다.
그 다음으로 외래 혹은 입원치료를 진행합니다. 입원치료 중에는 재활프로그램을 통해서 마약중독에 관한 병식교육이나 단약을 위한 훈련이 진행되어 퇴원 후에도 적응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마약중독은 향후에도 단약하도록 하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요. 마약중독치료센터에서는 이 재발 방지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약중독 자조모임인 NA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부터 지속적 추적관리, 병원형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퇴원 후 지역사회 기관연계가 필요한 경우, 전문요원으로부터 자원연계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약 치료를 주저하시는 분들 중에는 괜히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신고를 당해 경찰에 붙잡혀가는게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의료기관은 마약 중독 환자에 대해서는 신고의무가 없습니다. 때문에 안심하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도 괜찮습니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특징
공공마약중독치료센터를 부설센터로 두고 있는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어떤 병원일까요?
1. 24시간 응급입원 가능한 공공의료기관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위기에 놓인 분들을 위해 지역자원과 연계하여 24시간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입원 및 행정입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합니다.
2. 절차보조, 동료지원 서비스
가장 많은 분들이 정신과 입원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권익보호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비인권적인 행위들이 나타나지는 않을까인데요. 다른 정신과 병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경기도립정신병원은 공공병원인만큼 권익보호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의 홈페이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중요하게 보며 절차보조 및 동료지원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절차보조사업, 동료지원 서비스의 세부 내용은 아래 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인권을 침해받았다고 판단될 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진정함은 병원이라면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 수련을 받았을 때도 환자분들이 진정함에 신청서를 적어 넣으면 그대로 국가인권위원회로 송부하고 인권위원회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비강압치료
최근 W진병원이 환자에게 강압적 치료를 행하다가 환자가 신체질환으로인해 사망한 사례가 이슈가 되었는데요. 격리 및 강박은 인권문제 때문에 조심스럽게 행해질 수 밖에 없는데 사망 사례가 발생하여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러한 우려에 걸맞게 경기도립정신병원은 격리 및 강박을 최소화하는 비강압치료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비강압치료는 임상적, 비용적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하고 환자의 트라우마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병원 자체에서 비강압치료(NCT : non-coercive treatment)팀을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비강압치료팀은 처음 들어보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아는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에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파도손 이정하 대표가 비강압 치료에 대해 발표를 한 기사내용을 보면 경리나 강박 대신 '고조완화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고조완화기법이란 당사자가 겪은 일에 관해 충분히 발언할 시간을 주고,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중재 기법이라고 합니다.
비강압치료에 대해 찾아보니 천주의성요한병원이 끈 없는 정신병원으로 널리 알려진 듯 합니다. 이요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90% 이상이 격리나 강박 없이 환자의 돌발행동을 다룰 수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 이요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출간한 '흥분 및 공격행동 환자에 대한 예방과 대처-안정화 치료 매뉴얼'에 대해서도 공부해볼까 합니다. 기사 내용 중에는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원장이었던 김성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등장합니다. 정신건강 인권문제에 관심이 큰 이요한, 김성수 전문의의 영향을 받아 경기도립정신병원이 비강압치료를 큰 특징으로 내세우게 된 것 같습니다.
오픈 다이얼로그(Open-Dialogue)
오픈 다이얼로그란 정신과적 질병을 앓는 당사자와 그 가족이나 의미있는 지인,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이 한자리에 모여서 대화를 통해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오픈 다이얼로그는 핀란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오픈 다이얼로그는 초발 정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85%의 회복률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오픈다이얼로그의 특징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당사자가 정신과적인 위기상황에서 혹은 초발 단계에서 주로 진행된다.
- 참여자는 당사자,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 담당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초대될 수 있다.
- 회의 장소는 모두가 논의하여 결정한다.
- 정신병적 이야기는 당사자를 비롯하여 참여한 모두가 공개적으로 논의한다.
- 모든 문제는 담당 정신과 전문의와 팀 간에 공개적으로 논의한다.
- 모든 참여자는 처음부터 참여한다.
-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명료하게 상황을 드러낼 수 있도록 약물처치는 억제된다.
오픈 다이얼로그에 대해서 검색해본 결과, 당사자와 치료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료방법에 대한 토론을 모두가 공개적으로 공유한다는 특징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오픈 다이얼로그에 대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점차 오픈다이얼로그에 대한 개념과 효과성이 확산되고 적용을 시도하는 기관이 하나 둘 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오픈다이얼로그가 진행되는지는 제가 자료를 통해 추가로 공부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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