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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정신건강 정보

망각 곡선,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는 방법

by 숨표 2022. 10. 26.

사람마다 자신을 고통스럽게하는 기억이 있을 겁니다. 망각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잊어버리는 기능을 하지만 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과거 사건과 기억에 대해 어느 정도 잊어버림으로써 인간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 당장 고통스럽고 초조하고 불안하더라도 언젠가는 잊혀질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별일 아니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시간에 따른 망각 비율(망각곡선)에 대해 알아보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글은 책<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_훗타 슈고>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Ebbinghaus, H.)는 사람의 기억에 관한 연구를 통해 '망각 곡선'이라는 이론을 남겼습니다. '자음, 모음, 자음'으로 이루어진 의미 없는 세 개의 알파벳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기억하게 한 다음, 그 기억이 얼마만에 잊혀지는 지 조사한 것입니다. 그 결과, 아래의 표와 같이 20분 후 절반에 가까운 내용을 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망각곡선
Forgetting Curve 망각곡선_Ebbinghaus

 

  • 20분 후 : 기억한 내용의 42% 망각
  • 1시간 후 : 기억한 내용의 56% 망각
  • 1일 후 : 기억한 내용의 74% 망각
  • 7일 후 : 기억한 내용의 77% 망각
  • 30일 후 : 기억한 내용의 79% 망각

이처럼 한 달만 지나도 기억한 내용의 80%는 잊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설령 오늘 좋지 않은 말을 듣거나 업무상 실수를 했다고 해도 한 달 정도 지나면 기억이 사라질 수 있고 기억이 지속되더라도 불편한 감정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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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기억은 왜 쉽게 잊혀지지 않을까?

100번 잘해줘도 1번 잘못하면 그 사람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억하게 되는 만큼 부정적인 기억은 사람에게 강렬하게 인식됩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 티파니 이토(Ito, T. A.)연구진도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정보를 더 빨리 인지하고 제일 먼저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이 매사 부정적인 것을 먼저 받아들이는 경향을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합니다. 부정적인 정보에 주의가 집중되고 뇌가 활성화된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부정편향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해서 생겨났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는 우울과 불안으로 이어질 경향이 큽니다.

 

우울증은 부정적 사건을 반추하게 되는 증상이 두드러지는 병입니다. 오늘 하루 기분이 나빴던 상황에서 들었던 말,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됩니다. 마치 터널에 갇힌 것처럼 주변의 다른 긍정적인 면들은 보지 못하고 강렬한 부정적인 사건에만 집중하며 괴로워합니다. 이러한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큰데요, 이는 에빙하우스가 연구한 '망각의 극복', 즉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이어지는 과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Overcoming Curve 망각 극복_Ebbinghaus

 

에빙하우스가 연구한 망각 극복선은 한 번 학습한 것을 다시 학습하는 경우, 망각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복습이 중첩될수록 망각 속도는 느려지고 최종적으로 장기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즉, 부정적인 기억을 반복적으로 기억하게 되면 그대로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울하고 불안한 상황속에서는 기억을 왜곡하는 경우도 많아 부정적인 기억이 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기억으로 왜곡되어 증폭될 수 있습니다. 결국 괴로워지는 것은 자신입니다.

 

 

고통스러운 낡은 기억을 잊는 방법 : Overwrite

* Overwrite : 이미 데이터가 존재하는 곳에 새로운 데이터를 기록함으로써 이전 데이터가 지워지게 하는 기록 방법

 

일본 이화학연수고의 기무라 데쓰야 연구진은 과거의 기억을 장시간 떠올리면 그 기억이 뇌에 저장될 때 '타우'라는 단백질이 축적되기 쉽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타우 단백질은 뇌에 축적될 때 기억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장시간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는 일이 잦을 수록 뇌가 노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어떻게하면 잊을 수 있을까요?

 

미국 노터데임대(University of Notre Dame)의 가브리엘 라브단스키(Radvansky, G. A.)연구진은 사람은 문지방을 넘어서면 잘 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테이블 위에 놓인 장난감 블록을 다른 테이블로 옮기게 하는 실험을 했고, 실험 참가자들을 다른 방으로 이동시킨 뒤 방금 전에 어떤 블록을 옮겼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는 '새로운 방으로 간다', '문을 연다'는 새로운 자극으로 뇌의 단기 기억이 자극을 받아 직전의 기억이 지워지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의 마이클 C. 앤더슨(Anderson, M. C.) 연구진은 새로운 것을 배우면 낡은 기억을 잊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낡은 기억, 고통스러운 기억도 새로운 행동을 통해 잊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혹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때문에 힘들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부정적인 기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지금-현재 지금 이 순간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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