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神病): 무당, 무병 고통, 정신과 진단, 치료가 가능할까?

정신과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것과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 근거하여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의사마다 환자를 보는 시각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신병, 무당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교수님은 무당, 무병 등으로 오는 환자에게는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떤 교수님은 입원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렇게 신병으로 정신과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신과적 시각에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본 글은 <최신정신의학_민성길> '신병'을 토대로 정리하였습니다.

 

신병의 개념과 원인

신병이란, 무당이 될 운명을 가진 사람이 알게 되어 결국 무당이 되게 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신병 환자는 내림굿을 통해 신병을 치유받고 무당이 됩니다. 무당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은 신병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무병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 강신무: 빙의에 의한 신병을 앓고 온갖 의학적 치료에도 듣지 않다가 내림굿을 받고 병이 낫게 됨. 이후 자신이 원치 않아도 평생 수호신을 모시고 살면서 무당이 되는 것.
• 세습무: 내림굿을 거치지 않고 훈련을 통해 무당이 되는 경우.

고풀이 굿 / 굿을 통해 원한을 풀고 상생을 염원한다.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신병의 원인과 정신역동적 의미

• 현실로부터의 도피: 괴로운 현실을 자아가 극복하기 힘들어 인격의 해리(분리)를 통해 다른 세계로 도피하는 것. 자신의 인격의 한 부분이 무속의 개념에 투사되어 제2의 인격(귀신)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본다.
• 억압된 적개심의 환기: 빙의상태에서 흥분, 몸부림, 적개심의 표현은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불만과 적개심을 귀신의 행동으로서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억눌려있던 불만과 분노 등의 감정을 제 2의 인격으로 투사하여 한풀이 또는 화풀이로 나타날 수 있는 것 입니다.
• 가족갈등의 조정: 빙의상태에서 제2의 인격을 통해 가족에 대한 비난과 불만을 말하거나 신탁의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등이 풀어지도록 훈계하기도 합니다.
• 유아기 욕구의 환상적 소원성취: 충족되지 않았던 유아기의 욕구를 무속의 기제에 투사하여 성취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고 있던 어릴때의 부모와의 갈등, 불만과 적개심 등이 빙의상태에서 싸움으로 표현되고 부모와 화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신병(무속)의 원인과 정신과적 의미: 투사와 관련이 깊다.

대체로 신병은 투사(projection)의 기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자신 안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 갈등을 외부의 초자연적인 존재에 투사하여 해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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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의 임상양상, 증상, 과정, 단계

신병은 임상적으로 세 가지 양상이 있다고 합니다.

• 빙의(possession): 초자연적인 존재가 개인의 몸속에 들어가 그 사람의 인격,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는 현상
• 몰아(trance): 환각, 기분의 변화, 민감한 피암시성(외부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 빙의신앙(possession belief): 실제로는 빙의도 몰아도 아니지만 자신의 정신병적 현상들을 빙의현상 때문이라고 믿는 경우

 

신병의 증상 3단계

1. 전구증상 단계	이유를 알 수 없는 허약 상태, 피로, 어지러움, 식욕부진, 불면증, 위장장애, 불안, 우울, 죽음의 공포, 초현실적인 현상에 몰입하는 편집증적 증상 등
2. 몰아단계	전구증상이 심해지면서 환각, 꿈, 직감 등을 통해 무당이 되어야 한다는 암시를 강하게 받음. 혼미, 환각 등이 나타나기도 함. 제 2의 인격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3. 빙의단계	다른 인격이 환자 몸 속으로 들어감. 환자와 제2의 인격이 공존하면서 갈등하는 시기. 대화형태로 싸우거나 몸부림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여러 신이 싸우기도 하며 자리를 다툰다. 제2의 인격이 환자의 인격을 완전히 지배하여 제2의 인격으로 바뀌는 시기가 온다.  의식의 혼탁, 혼미, 흥분, 난폭성 등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주변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화풀이 내용이 많다고 한다.

 

 

신병, 무병의 정신과 진단, 치료

한 국내 연구에서는 신병을 ICD-10(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F44.3 몽환상태와 빙의증에 해당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DSM-5 기준에 따르면 비특정성 해리장애(non-specific dissociation disorder)로 진단될 수 있는 증후군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병의 정신과적 치료는 문화와 연결되어있기에 어려운 편이다.

치료

자신의 병을 신병으로 보는 사람들은 무속이나 굿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치료적 효과를 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정신의학적 치료의 경우, 대부분은 환자가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에 입원치료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환각 등의 정신병적 상태는 항정신병 약물로 치료가 됩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내면적인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병 자체가 초자연적인 것으로 다뤄지며 정신치료로 통잘을 얻도록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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