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에 과도하게 졸립거나 갑작스러운 수면 발작을 경험 자주,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기면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자주 조는 친구들이 있으면 기면증 아니냐며 장난을 치기도 했었는데요. 실제로 기면증 환자는 잠에 대한 문제때문에 일상에서 심각한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기면증의 진단기준과 일상에서의 불편한 기면증 증상들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본 글은 DSM-5 기면증 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기면증의 DSM-5 진단기준
기면증(Narcolepsy)의 진단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A. 억누를 수 없는 수면 욕구, 깜박 잠이 드는 것, 또는 낮잠이 하루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양상은 3개월 동안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발생한다.
B.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난다.
1. a나 b로 정의되는 탈력발작이 1개월에 수차례 발생함
a. 장기간 유병된 환자의 경우, 웃음이나 농담에 의해 유발되는 짧은(수초에서 수분) 삽화의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양측 근육긴장의 갑작스러운 소실
b. 아동이나 발병 6개월 이내의 환자의 경우, 분명한 감정 계기 없이 혀를 내밀거나 근육긴장저하를 동반한 얼굴을 찡그리거나 턱이 쳐지는 삽화
2. 뇌척수액 하이포크레틴 면역반응성 수치를 이용하여 측정된 하이포크레틴 결핍증. 하이포크레틴의 낮은 CSF수치는 급성 뇌손상, 염증, 감염으로 인한 경우에는 관찰되지 않음.
3. 야간 수면다원 검사에서 급속안구운동(REM)수면 잠복기가 15분 이내로 나타나거나, 또는 수면 잠복기 반복 검사에서 평균 수면 잠복기가 8분 이내로 나타나고, 2회 이상의 수면 개시 REM수면이 나타남.
탈력발작에 대해 처음 들어본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탈력발작이란 주로 감정의 변화와 결부되어 근육의 긴장이 갑자기 소실되어 쓰러지는 것을 말합니다(기면증,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즉 일상적인 감정의 변화로 인해 근육이 이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체적인 이유(운동할 때)로 발생하거나 과도한 충격, 스트레스, 불안 등과 같이 일상적이지 않은 감정적 사건 후에 발생하는 발작과는 혼동하지 않도록 합니다.
아동기에 발병한다면, 탈력발작이 비전형적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요. 주로 얼굴에 나타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혀를 내밀며 입을 벌리는 것과 같은 양상이라고 합니다.
기면증의 초기증상
- 전형적으로 아동, 청소년,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나 드물게 노인에게서 발병하기도 합니다.
- 발병의 두 정점은 15-25세와 30-35세 입니다.
- 갑작스럽게 발병할수도 있고 점진적으로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 사춘기 전의 어린 아동에게서 갑자기 발병한다면 비만이나 성조숙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 대부분(약 90%)의 경우에 처음 발생하는 증상은 졸림 혹은 수면의 증가이며 탈력발작이 이어서 발생합니다. (주로 1년에서 3년 이내) 졸림, 입면기 환각, 생생한 꿈, 그리고 REM수면 행동장애(REM수면 동안 과도한 움직임)가 초기 증상입니다.
- 과도한 잠이 낮 동안 각성 상태 유지의 어려움과 밤에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움으로 빠르게 진행되나 총 24시간 내 수면 필요의 증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합니다.
- 기면증이 있는 어린 아동과 청소년은 종종 졸림과 야간 수면 방해로 인해 유발된 공격성 증가나 행동 문제가 발생합니다.
- 모든 연령에서 규칙적인 생활 일정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기면증으로 인한 일상에서의 불편한 점들
기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낮에 억누를 수 없는 수면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불편감을 호소합니다.
주간과다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
기면증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밤에 얼마나 많은 수면을 취했는지에 관계없이 낮 동안 극심한 졸음을 느낍니다. 이로인해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상황에서 집중하거나 깨어있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탈력발작(cataplexy)
웃음, 놀라움, 분노와 같은 강한 감정에 의해 유발되는 갑작스러운 근긴장 상실입니다. 눈꺼풀이 처지는 것과 같은 약한 단계에서부터 사람이 완전히 넘어지는 근육 붕괴 단계까지 다양합니다. 다만 간질과는 달리 의식은 유지됩니다.
수면마비
흔히 가위눌림이라고 일컫어지는 증상으로 잠들거나 깨어날 때 일시적으로 움직이거나 말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환자가 깨어 있다고 느끼지만 움직이거나 도움을 청할 수 없기 때문에 무서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야간 수면 방해
기면증 환자는 밤에 일관된 수면패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낮에 잠드는 문제때문에 야간 수면시간에 방해를 받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기면증 환자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과도하게 수면시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입면기 환각
잠들거나 깨어날 때 발생하는 생생하고 때로는 무서운 시각적, 청각적 또는 촉각적 환각입니다.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흔히 깨어 있는 꿈으로 묘사됩니다.
인지문제
지속적인 졸음은 기억력, 집중력 및 전반적인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쳐 일상 업무를 따라가거나 사물을 기억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회적 및 정서적 영향
낮에 졸음을 참기가 힘든 증상으로 해당 증상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친구나 회사 동료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매번 증상을 설명하기도 사실상 어려워서 결국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농담으로 웃기만 해도 발생할 수 있는 기면증 증상인 탈력발작으로 인해 감정을 지나치게 통제하려고 한다면 사회적인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안전문제
갑자기 잠드는 증상으로 인해 기계 조작이라던가 운전 등 지속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활동을 할 때 안전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직업(버스 운전기사, 비행사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를 통해 기면증이 조절된다면 보통 운전이 가능하며 드물게는 장거리 운전을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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