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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수련 학습자료

병식의 6단계 구분: 예시, 사례

by 숨표 2022. 8. 24.

정신과 질환은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병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지'가 향후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병이 있다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약물치료나 상담치료 등 치료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치료가 그러하듯, 적극적으로 병을 인지하고 치료하려고 하는 경우에 치료와 회복, 재활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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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에서는 환자의 증상과 함께 병식이 현재 어느 정도인지 평가합니다.

병원에서 초진 업무를 할 때 정신상태검사(MSE)를 간략하게 체크하는 칸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병식(Insight) 입니다.

 

병식의 6단계에 대해 간단한 예시, 사례를 들어 구분해 놓았습니다.

 

병식의 6단계

 

1단계 : 완전한 부정.

Complete denial of illness.

자신이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정신과 입원치료를 권하는 상황.

- 환자: 입원이라뇨? 저 모르시나본데 제가 알아주는 연예인이라서 스케줄때문에 지금 바쁘거든요? 입원하면 제 팬들이 슬퍼해요!
알코올의존증 환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하는 상황.

- 대상자: 내가 무슨 알코올중독자야! 밖에서 술이 떡이되도록 마시고 길거리에서 누워있는 사람들이나 중독자지. 나는 술을 마셔도 곱게 마시고 혼자 집까지 알아서 잘 가는데? 50대 아저씨들 다 이정도 마신다고!

 

2단계 : 도움이 필요함을 알지만 동시에 부정하게 되는 약간의 인식.

Slight awareness of being sick and needing help but denying it at the same time.

어머니가 환청이 들리는 아들을 데리고 와 상담을 하는 상황.

- 상담사: 지난 6개월부터 자신을 험담하는 환청이 들린다고 하시는 것을 보아 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어머니: 저희 아들은 미치지 않았어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요. 주변에 용한 한의원이 있다는데 우선 그곳으로 데려가봐야겠어요.

 

3단계 :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외부요인 등 다른 요인을 탓하는 투사의 수준.

Awareness of being sick but blaming it on others, external factors, or medical or unkown organic factors.

알코올의존증으로 자주 입원하는 환자와 병원에서 상담을 하는 상황.

- 상담사: 이번에 퇴원하면 술을 끊기 위해 어떻게 하시겠어요? 주변에 친구들이 먹자고 하면요?
- 환자: 내가 아무리 술 중독자라지만 이번엔 다를거야. 저번에는 우리 마누라가 하도 속을 썩여서 어쩔 수 없었다구. 그 상황에서는 상담사였어도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다구. 마누라가 밖에서 돈을 펑펑 쓰고다니는데 술을 안마실수가 있겠어? 이번에는 마누라도 반성하고 있고 나도 술문제에 대해 반성하고 있어서 이전과는 다를거야.

 

4단계 : 병이 있음을 알고 그것이 확실치 않은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하는 수준.

Awareness that illness is caused by something unkown in the patient.

우울장애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와 가정방문하여 상담을 하는 상황.

- 상담사: 약도 꾸준히 잘 복용하고 계시네요. 이전엔 친구들이 00님을 싫어한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힘들다고 하셨는데 요즘은 어떠세요?
- 대상자: 약을 꾸준히 먹고 있으니까 확실히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요. 예전엔 정말로 친구들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비웃는 표정이나 속삭이는 행동들이 다 저를 향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그 친구들이 직접적으로 저를 싫다고 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거고요. 제가 그렇게 생각한건 우울증 때문인거같아요. 우울증이 제 생각도 바꿔놓을 수 있다는걸 그때는 몰랐거든요. 요즘은 약도 꾸준히 먹으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시 가끔은 길을 가다가도 그런 생각이 불쑥불쑥 들어서 힘들때가 있어요.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선생님?

 

5단계 : 병이 있고 환자 자신의 문제로 적응에 실패하고 있음을 인식하지만 이를 미래에 적용시키지 못하는 지적인 병식.

Intellectual insight : admission of illness and recognition that symptoms of failures in social adjustment are due to irrational feelings or disturbances, without applying that knowledge to future experiences.

알코올의존증으로 꾸준히 지역센터에서 사례관리받고있는 대상자와 상담하는 상황.

- 상담자: 오늘 뭔가 피곤해보이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 대상자: 요즘 계절이 바뀌어서 그런지 다시 증상이 올라오려고 해요. 제가 이 계절만 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럴때 한번 생활습관이 꼬이기 시작하면 그땐 걷잡을 수 없기때문에 지금 제 생활패턴을 반드시 유지해내는게 중요해요.
- 상담자: 그러면 제가 내일 00님에게 전화를 한번 드릴게요. 제가 전화를 할 때까지 규칙적으로 생활하는것 가능할까요?
- 대상자: 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신경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한편으로는 이런 서비스가 없으면 저는 어떻게 혼자 이겨내야할지 상상도 안돼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6단계 : 환자 내부의 동기와 느낌에 대해 정서적인 인식을 가지며, 이로 인하여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진정한 병식.

True emotional insight : emotional awareness of the motives and feeling within the patient and the important persons in his or her life, which can lead to basic changes in behavior.

대상자의 근무지 근처에서 조현병이 있는 대상자와 상담하는 상황.

- 상담자: 00님 여기서 일하는건 어때요?
- 대상자: 아직 처음이라 일이 익숙치 않아서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어요. 저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어요.
- 상담자: 다행이네요. 증상때문에 힘든것은 없을까요?
- 대상자: 약도 꾸준히 먹고 있는데 아주 가끔 스트레스 받고 피곤할 때 환청이 들려요. 하지만 환청이 이제는 현실과 구분이 가서 그것에 반응하지 않아요. 이전엔 조현병에게 잡아먹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조현병이 제가 가진 많은 특징중에 하나일 뿐이에요.
- 상담자: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하지만 일하다보면 계속 스트레스받는 일도 생길텐데 그때는 어떻게해볼까요?
- 대상자: 제 의사선생님과 저는 제가 증상이 좋지 않을때 어떤 약을 써야하는지 이제 알고 있어요. 증상이 안좋아질때 어떤 신호가 오는 지 매번 수첩에 기록하고 있어요. 이러한 부분을 의사선생님과 의논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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